
직원들이 편하게 쓰라고 앱을 만들었는데, 정작 직원들은 잘 쓰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기능이 많으면 좋은 앱인 줄 알았습니다. 고객 관리에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붙였어요. 이 기능도 있으면 편하겠고, 저 기능도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쓰는 사람의 생각은 달랐어요. 저는 기능이 늘어나는 걸 발전이라고 봤는데, 직원들에게는 배워야 할 것과 눌러야 할 버튼이 늘어나는 일이었습니다. 만들어놓고 잘 쓰이지 않는 기능도 생겼어요.
지금도 괜찮은데, 왜 바꿔야 할까
직원들이 기존 방식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굳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반응이었죠.
저는 앞으로 일을 계속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밀어붙였습니다. 다만 도입하고 나니,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직원들이 쓰게 만들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고민이 달라졌습니다.
무엇을 더 넣을까보다, 어떻게 하면 버튼을 한 번이라도 덜 누르게 할까. 어떻게 하면 한눈에 들어올까. 어떻게 하면 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게 할까. 이런 것들을 계속 고쳤어요. 화면도 여러 번 갈아엎었습니다.
같은 내용을 두 번 적지 않게 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이 고객 평가를 기록한 뒤, 그 내용을 고객 차트에 다시 적어야 했어요. 평가도 하고 설명도 따로 입력하는 방식이었죠. 같은 내용을 두 번 옮겨 적는 일이었어요.
지금은 평가를 입력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고객 차트에 반영되도록 바꿨습니다. 직원이 한 번 더 적는 일을 줄인 거예요.
좋은 앱의 기준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일거리를 줄여주니까 직원들도 편해했습니다. 그 반응을 보면서 알았어요. 제가 만든 앱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제가 신경 쓰던 기준이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중요한 기준은 자기가 얼마나 편해지는가였어요.
처음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는 곳이라면, 저는 최소 기능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정말 필요한 버튼 하나로 시작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지금 쓰는 업무에서 하나만 찾아보세요
새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 아래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을 찾아보세요.
- 같은 내용을 두 번 입력하는 일이 있나요?
- 기억했다가 나중에 눌러야 하는 버튼이 있나요?
- 지금 없어져도 업무에 지장이 없는 기능은 무엇인가요?
그중 하나만 줄여봐도, 쓰는 사람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